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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 ℓ당 2000원 시대'가 열리면서 많은 서민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세 번째 오일쇼크가 닥칠 것이라는 불안감 속에 기름값 부담을 떨치기 위한 묘수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택시도,고깃배도 운행 허덕=개인택시 운전기사 김성조(42)씨는 한 달 수입 150만원 중 절반을 기름값으로 쓴다. 택시연료로 쓰는 LPG가 휘발유보다는 저렴하지만 ℓ당 960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200원 가량 올랐기 때문이다. 한때 온 가족의 희망이었던 개인택시가 요즘은 애물단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김씨는 "가격이 내려간다는 희망이라도 있으면 버티겠지만 온통 더 오를 것이라는 얘기뿐"이라며 "택시를 계속 몰아야 할지 고민"이라고 답답해했다.
월급쟁이 택시기사들도 힘들기는 매한가지다. 주말에는 55ℓ, 주중에는 40ℓ 정도의 기름을 쓰는데 회사에서는 25ℓ만 지원하고 나머지는 자비로 채워 넣어야 하는 실정이다. 택시기사 김모(36)씨는 "매출이 적은 오전반에 편성될 경우 오히려 적자가 나기도 한다"라며 "유가가 치솟은 지난해부터 기사들이 줄어 노는 차량이 많다"고 말했다.
어부들도 고유가의 직격탄을 맞았다. 제주도에서 5년째 고기잡이를 하고 있는 하모(53)씨의 경우 수익이 1년 만에 80%나 줄었다. 예년 이맘때면 월 500만원 이상은 너끈히 벌었지만 최근에는 100만원도 손에 쥐기 힘들다. 어업용 면세 경유 가격이 지난해 6월 10만원에서 현재 20만원선까지 솟구친 탓이 크다. 하씨는 "기름 한번 채울 때마다 300만원이 드는데 4∼5일이면 다 떨어진다"며 "임금을 제대로 못 줘 선원 4명 중 2명이 그만두기도 했다"고 울상을 지었다.
◇차 대신 자전거,에어컨 대신 선풍기=승용차 운전자들도 살인적인 기름값을 이겨내려고 갖가지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회사원 이모(35)씨는 최근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차량용 선풍기를 구매했다. 이씨는 "집에서 회사까지 대중 교통수단이 마땅치 않아 승용차로 출퇴근을 할 수밖에 없다"며 "에어컨 사용을 줄여서라도 기름값을 아껴야 한다"고 말했다.
이씨와 같은 운전자들이 몰리면서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차량용 선풍기, 햇빛 가리개 등의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이맘때에는 차량용 선풍기가 하루에 한두 개 팔리는 게 고작이었지만 최근엔 20개 이상 팔린다"고 설명했다. 학원강사 이모(26·여)씨는 "기름값이 자주 바뀌기 때문에 친구들과 주유소 기름값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승용차 대신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도 크게 늘고 있다. CJ몰은 2월 이후 1000대 이상의 자전거를 팔았다. 2006년 같은 기간보다 10배가 넘는 매출이다. CJ몰 관계자는 "반으로 접어서 지하철이나 버스에 가지고 탈 수 있는 모델이 가장 많이 팔렸다"며 "출퇴근용 수요"라고 분석했다.
김원철 양지선 박지훈 기자 wonchul@kmib.co.kr
